리뷰

조금 부족하지만 괜찮아, '반투명인간'

김미림 | 2018-10-26 17:20

코믹함과 반전의 재미가 있는 판타지 웹툰이 나타났다.

바로 마인드C 작가와 김명현 작가가 함께 뭉친 '반투명인간'이 그것이다.

반투명인간이 처음 시작했을 땐 '초능력자를 주인공으로 한 슈퍼히어로물인가?', '어벤져스같이 다양한 능력의 히어로들이 팀을 이뤄 정의실현을 위해 악당을 무찌르는 내용인가?'라는 생각을 했다. 물론 웹툰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그러한 생각들은 와장창 무너져 버렸지만 말이다.




진지한 그림체와 신비로워 보이는 주인공 '설리반'을 보고 본인과 같이 초능력자가 나오는 히어로물을 생각한 채 웹툰을 처음 접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웹툰은 블록버스터급 반전 초능력 코믹 판타지물이기 때문이다.



이 웹툰은 첫 시작부터 코믹한 반전을 주는데, 첫 장면부터 주인공의 포스를 풍기며 멋지게 등장한 인물이 사실 주인공이 아닐 뿐더러,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 같아 보이던 그가 사실은 별거 아닌 단역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첫 장면부터 뒤통수를 치며 시작된 반투명인간은 계속 이런 식의 아슬아슬한 반전의 줄타기를 하며 거기에 코믹한 요소들까지 더해 재미를 만든다. 


이 만화에 참여하고 있는 두 작가는 각각 스토리와 그림을 맡고 있는데, 마인드C 작가는 네이버에서 '윌유메리미'라는 일상 코믹웹툰을 연재 중이고, 김명현 작가는 '카라멜마키아또', '연애세포', '투엔티스' 등 공감 가는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한 웹툰을 주로 연재했었다.



이 웹툰의 제목 반투명인간은 주인공 설리반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는 말 그대로 상체만, 혹은 하체만 투명해질 수 있는 미완성형 초능력자이다.

그런 특별한 능력자인 그가 속한 곳은 바로 G센터! 

G센터는 반쪽짜리 능력자들을 교육하고 관리하는 곳으로, 설리반 외에 다양한 반쪽 능력자들이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그곳에 모여 향상된 능력치를 측정하고 과제를 수행하는 등 활동을 하게 된다. 


이곳의 센터장은 '왕대곤', 일명 왕쌤으로 G센터에 소속된 능력자들을 관리하고 있으며, 그 외에 염력 능력을 가진 '염동식', 비스트 능력을 갖고 있는 '김승남', 거대화 능력을 갖고 있는 '자이언', 초성으로 만 상대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맹초선'이 다양한 반쪽짜리 능력자들로 함께 이야기를 엮어 나간다.




왕쌤은 이 능력자들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를 부여하여 능력치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 인물로, 왕쌤이 부여한 사건을 해결하며 각 인물은 각자의 숨겨졌던 능력들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주로 이 반쪽짜리 능력자들은 초능력자 부모를 둔 2세 능력자들로 아직 학습이 더 필요하고 관리와 보호가 필요한 미숙한 존재들로 그려진다.

단순하게 보면 반투명인간은 미성숙한 반쪽 능력자들의 성장스토리이지만, 이 웹툰이 더 특별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코믹함이다.




예를 들어 비스트 능력을 갖고 있는 '김승남'은 무시무시한 야수로 변할 것 같은 변신 과정을 보여주지만 결과적으로 항상 귀여운 아기곰으로 변하거나, 아기호랑이, 강아지로 변신하는 것으로 끝나 위급한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오히려 짐이 되곤 한다.

과연 이렇게 완성되지 않은 그들이 모여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들 때쯤 그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들을 이토록 빠르게 성장시키는 건 서로에 대한 우정과 애정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부족한 점을 도움받으며 성장해 나간다.



예를 들어 맹초선은 초성밖에 읽지 못하고 자신이 읽은 초성이 무슨 말일지 제대로 짐작조차 못 하는데, 그녀가 아무리 긴 초성을 말해도 옆에 있던 설리반은 무슨 말인지 찰떡같이 알아듣고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다. 또 자이언은 절대로 능력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녀의 동료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하자 스스로 거대화 능력을 발휘해 위기를 극복한다.




이 같은 설정은 나 혼자만 잘하면 된다는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시대에 새삼 내 주변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데, 내 옆에 누군가를 경쟁상대가 아닌 서로 도와야 하는 동료로 인식한 지가 언제였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것이다. 


그냥 지나갈 수 없는 사소한 부분이지만 한가지 또 이 웹툰의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섬네일에서 보이는 제목을 초성으로만 표현하고, 그 정답은 웹툰을 봐야지만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용을 최대한 간략하게 핵심으로 표현하는 게 바로 제목인데, 이러한 제목을 초성으로만 표현한다는 것은 호기심을 더욱 자극하는 장치로서 작용하게 되고, 이것만 보더라도 작가들의 독특한 감각과 센스가 느껴지는 것 같다.


우리는 여태껏 우리와 다르게 완벽한 능력과 완벽한 외모 등 모든 것을 다 갖춘 태어날 때부터 완전체로 태어난 주인공과 영웅들을 동경하며 살아왔다. 그리고 가끔은 그들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한 열등감이 '이번 생은 틀렸어'와 같은 우스갯소리로 표현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웹툰은 반쪽짜리 능력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완벽하지 않아도, 어중간하게 태어나도 괜찮다는 위로를 준다.

반투명인간의 등장인물들은 다소 모자라고 부족해 보이고, 또 자신 앞에 주어진 상황들을 어떻게든 피하려고 도망치기도 한다. 하지만 그들이 기특한 것은 결국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코믹함 속에 포장되어 있지만 진지한 마음으로 이 어설픈 반쪽짜리 능력자들을 응원하게 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

예상할 수 없을 때 튀어나오는 코믹함에 깔깔대며 웃다가도 그들의 성장에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는 반투명인간, 그들의 성장을 응원하며 앞으로 또 그들이 어떤 특별한 능력을 발휘할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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