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논현동 로맨스, 적당히 냉소적이라 좋다

박성원 | 2018-11-05 17:58

하필이면 왜 논현동을 배경과 제목인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강남 논현동 일대가 화류계와 이래저래 연관이 많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탑툰 '논현동 로맨스'에는 화류계에서 일하고 있는 인물들이 여럿 등장하고, 로맨스가 나올 것 같지는 않은데 하여튼 그래서 제목이 '논현동 로맨스'입니다. 주인공은 '도 부장'이라고 불리는 남자로 나이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쯤으로 보이는데, 모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는 중간관리자로 짐작됩니다. 관리자로서 꽤 유능한 실력에 잘생긴 외모, 잘 관리된 몸매까지 갖추고 있어서 화류계에 종사하는 많은 여성들과 일종의 섹스 프렌드 겸 기둥서방으로 그녀들이 손님으로부터 뜯어낸 값비싼 구두와 지갑을 선물받기도 하는 그런 남자입니다.




웹툰은 도부장의 일상(여자랑 섹스하고 업소에서 일하고)을 잠깐 보여주다, 편의점에서 그의 마음에 쏙 드는 여자 알바생을 만나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물론 여기서 마음에 든다는 건 이성으로서가 아니라 화류계 신입으로서 마음에 든다는 의미입니다. 그렇게 눈도장을 찍어놓고 자주 만나는 '미진'(당연히 그녀도 업소에서 일합니다)을 만나는데, 이야기 우연의 법칙에 따라 알고보니 그 편의점녀- '도아'가 미진의 고향 친구로 미진의 집에서 동거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도아는 원래 사업을 하는 부모님 아래에서 좋은 집안에서 자라 대학을 다니는 학생이었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학비를 벌기 위해 지금은 편의점 알바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도아가 마음에 든 도부장은 미진을 통해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 직접적으로 도아에게 바람을 넣으며 그녀를 업계로 끌어들이려는 마수를 뻗칩니다.




스토리 자체는 특이할 게 없지만 거슬리는 개연성 오류나 억지스러운 전개도 없이 스무스하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적당히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설정과 인물들이 마음에 듭니다. 탑툰을 비롯해 한국 성인툰에서 성매매 업계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데 대부분 이야기의 편의성을 위해 아니면 작가의 무지에 의해서 굉장히 극단적이고 이상한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죠.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다 무슨 싸이코패스나 정신병자처럼 보이고요. 반면에 이 웹툰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그 동네를 뒤지며 인터뷰를 해보면 숱하게 나올 법한 그런 사연을 바탕으로 웹툰을 그렸다고 하면 좋을까, 볼 것이라고는 섹스씬밖에 없고 현실성, 개연성, 그리고 진지함을 국 말아먹은 성인툰에 질려있다면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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