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흡혈귀가 되어 돌아온 첫사랑, '마음의 숙제'

김미림 | 2019-09-06 11:11

브램스토커의 1897년작 '드라큘라'라는 소설에서 시작된 흡혈귀 이야기는 지금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오랜 세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던 것은 무언가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일 텐데 필자의 생각으론 인간이 가질 수 없지만 언제나 갈망하는 영원한 삶과 젊음,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본래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갈증이 더 큰 법이니 인간이 살아있는 한 흡혈귀라는 존재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 동경은 언제나 계속 되지 않을까?


최근 만들어진 흡혈귀 영화 중 대표적인 영화를 꼽자면 '트와일라잇'이 생각난다.

아름다운 모습을 한 흡혈귀와 인간의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10대 감성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감각적인 화면과 로버트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등 젊은 신예 스타들을 톱스타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얀피부에 창백한 모습, 시리도록 차갑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누구라도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는 흡혈귀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진짜 흡혈귀가 우리 주변에 실제로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숙제


실제로 우리는 한결 같은 미모를 유지하는 스타들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하며 흡혈귀가 아닐까 하는 우스갯 소리를 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여전히 대중에게 매력적인 흡혈귀를 소재로 한 웹툰이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바로 네이버웹툰에서 연재중인 작품 '마음의 숙제'가 그것이다.


웹툰 '마음의 숙제'는  수채화 같은 그림의 색감과 따뜻한 느낌이 우리가 상상하던 흡혈귀 이야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처럼 느껴지지만 인간보다 마음 여리고 정 많은 흡혈귀의 모습을 그리고 있어 오히려 그런 흡혈귀들의 모습을 극대화 시키는데 이런 따뜻한 그림체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음의숙제


이 작품의 주인공은  '조이경'이라는 인물로, 그녀가 첫 독립을 위해 새로운 동네로 이사하게 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녀가 새로 이사한 동네는 낮에는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죽은 동네처럼 음침하고 조용한 곳이지만 밤만 되면 시끌벅적해지는 곳이다.

바로 그곳은 흡혈귀들이 모여사는 마을이기 때문이다.

그저 조용한 동네에 저렴한 집을 찾아 왔을 뿐인데 이경은 흡혈귀가 사는 동네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새로운 인간이 이사를 왔다는 사실은 금세 동네 이곳저곳에 소문이 퍼지게 된다.




마음의숙제


그러던 중 이경은 고등학교때 고백을 했던 첫사랑 '호선'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이경의 고백 이후 학교에도 나오지 않고 자취를 감춰 무언가 모를 죄책감을 갖고 있던 이경은 호선이 살아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게 된다.

13년 이란 오랜 시간 동안 호선의 마지막 헤어질때 모습을 기억하며 살던 이경은 전혀 변하지 않는 호선의 모습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는데 예전과 다르게 자신에게 차갑기만한 호선의 모습이 당황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동네에서 태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봉원'과 옆집 사는 '여음'의 이유없는 호의는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이경이 이 동네의 정체에 대해 아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마음의숙제


모두 억지로 사실을 숨기려 하지도 않고 이 순진한 흡혈귀들은 오랜만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왔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기만 하기 때문이다.

이경은 처음엔 이 낯선 환대와 말도 안되는 사실에 벽을 세우고 날선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그들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과연 인간인 이경과 인간보다 나약한 흡혈귀들은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의숙제


이 이야기의 처음은 사실 주인공인 이경이 첫사랑이자 오랜시간 마음의 숙제로 남아있던 호선을 만나게 되며 생기는 감정변화와 반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흐를수록 흡혈귀로 변했지만 예전에 인간으로 살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흡혈귀들의 모습에 더 눈이간다.

특히 이경의 옆집에 사는 여음의 경우 할머니와 함께 사는데 그 할머니는 여음의 여동생으로 여음은 흡혈귀가 되어 나이를 먹지 않은 젊은 모습으로 살고 있지만, 여음의 동생 '여경'의 경우 평범한 인간으로 나이가 들어버린 모습으로 나온다.

젊은 모습의 언니와 할머니가 된 동생의 모습이지만 여전히 언니인 여음은 동생을 혼내기도 하고, 보살피려고 노력하는데 그렇게 나이를 먹지 못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흡혈귀의 삶이란 얼마나 슬플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음의숙제


그리고 호선의 경우 원치 않게 흡혈귀가 되어 그것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그후 흡혈귀가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아예 과거에 자신의 삶과의 단절을 선택하게 되는데, 그래서 동네 밖으로는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 자신을 반가워하는 이경의 반응에도 차가운 반응을 보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호선 역시 이경을 만난 이후로 점차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 역시 이 작품을 읽는 재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마음의숙제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읽으면서 느낀 중요한 재미요소 중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로맨스이다.

필자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이경을 중심으로 호선과 봉원의 삼각관계가 살짝 그려지는데 물론 본격적인 관계는 아니지만 처음엔 호선을 잊지 못하고 살던 이경이 점차 봉원을 이성으로 느끼게 되며 심쿵하는 부분들을 읽다보면 독자 입장에서도 같이 심쿵하게 되는 포인트들이 종종 나와 가슴을 설레게 하기도 한다.



마음의숙제


따뜻한 그림체와 흔한 소재를 특별하게 다루는 스토리, 그리고 매력적인 인물들을 모두 갖춘 이 작품 '마음의 숙제'는 인간보다 더 정 많은 흡혈귀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가지고 살아왔는지 느끼게 한다.

작품 속 여음은 자신의 편견에 대해 깨닫는 장면에서 이렇게 말한다.

'악마도 흡혈귀도 직접 본 적이 없다. 모르기 때문에 무서웠던 거야. 마음이 제멋대로 그림자를 키운 거야.'라고 말이다.


따뜻하지만 마냥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무게중심을 잘 지키는 작품 '마음의 숙제'를 아직 읽어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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