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올해의 성인 웹툰 최대 기대작
제법 도발적인 '올해의 최대 기대작'이라는 리뷰글 타이틀을 달 수 있었던 건, 당연히도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동아리'라는 이 신작이 상당한 기대작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요. 리뷰글을 쓰는 시점에서 누적 분량이 아직 10화가 채 되지 않았음에도, 분량이 더 쌓이기를 기다리기 힘들 정도의 잠재력이 엿보입니다. 보다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분량이 적은 만큼 내용 자체는 길게 소개하기가 어렵습니다. 주인공 '재우'는 대학 신입생으로, 대학에 들어가기만 하면 연애부터 시작해서 기타 등등, 중고등학생 때 꿈꾸던 그런 캠퍼스 라이프를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다고 굳게 믿어 의심치 않던 순수한 영혼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테지만, 이건 웹툰, 그것도 남성향 19금 웹툰이니까요. 고추들만 득실거리던 공대 생활은 잠깐, 학교 축제에서 우연히 보게 된 연극 동아리 활동. 연극 동아리에는 엄청나게 많은 미인들이 있었고, 재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저돌적으로 돌격하여 연극 동아리에 특채로 합격합니다.
이 작품의 장점을 3가지 정도 꼭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 작화. 진부하지만 작품을 처음 여는 순간부터 빼어난 작화가 눈을 즐겁게 해요. 시선을 확 사로 잡으면서 대중적이고, 그와 동시에 개성까지 갖춘 작화는, 19금 웹툰판의 작화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상향된 지금 시점에서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약간 라이트노벨 삽화풍의 느낌도 물씬 풍겨서, 기존의 남성향 19금 웹툰들과는 성향이 꽤 다릅니다. 퀄리티는 척 보시면 아시겠지만 매우 우수한 편이고요. 무수히 많은 19금 웹툰을 봐왔던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작품은 일단 작화에서부터 크게 먹어주고 들어간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 다음은 역시 캐릭터입니다. 주인공 재우부터가 다소 클리셰적인 베이스를 깔고 가긴 하지만, 의외로 소심하지만은 않고 당당하고 막나가는 측면이 있는 매력을 갖추고 있고요. 히로인들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데 도장찍기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작화에서부터 먹어주는 데다 캐릭터 메이킹이 상당히 좋습니다. 라이트노벨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런 캐릭터들이 19금 남성향 웹툰판에 잘 녹아들으니 여캐들 구분도 확실히 되고 한 명 한 명이 고유의 매력을 잘 뽐내고 있습니다. 캐릭터도 손에 꼽히는 수준입니다.
마지막으로는 대학.. 캠퍼스 라이프 라는 소재 자체를 정통으로 밀고 나간다는 점. 대학을 배경으로 하는 남성향 19금 웹툰은 많지만, 하나같이 어딘가 뒤틀려 있달지, 심하게 비꼬아 놓는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 작품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물론 남자 독자들을 위한 판타지라는 점은 다르지 않지만, 그 점을 감안한다면 (판타지)캠퍼스 라이프를 정통으로 우직하게 밀고 간다는 느낌. 딥-다크한 망상들이 넘쳐나는 와중에는 오히려 이런 이야기가 빛을 발하는 법이죠.
게다가 단순히 남자 주인공이 미인들이 득실거리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하렘~ 이 전부도 아니고, 스포일러라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꽤나 위태로운, 터지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그런 떡밥들도 대기 중입니다. 이 부분은 직접 확인하시면 좋겠고요.
정리하자면 그렇습니다. 작화, 캐릭터, 배경, 스토리까지 (지금까지는)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거기에 신선한 재미까지 있는 아주 우수한 신작입니다. 제목에서 공언한 '올해의 신작'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요. 다른 플랫폼이나 매체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19금 씬들이 낭낭하게 산재되어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신규 독자나 성인 웹툰에 닳고 닳은 독자나 누구에게나 강력히 일독을 권할 수 있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그런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