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저녁 같이 드실래요?> 그들의 대화 - 신개념 메시지 웹툰

namu | 2015-09-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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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삐삐와 시티 폰 그리고 2g폰과 지금의 3g, 4g의 핸드폰의 역사와 함께 했다. 물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도 있으시리라 생각한다. 삐삐 시절에는 번호가 뜨면 일정한 번호가 아닌 이상 1004라던가 7179 같은 숫자를 보면서 누구일까 생각하는 시간마저도 즐거웠고, 겨울에도 번화가에는 많은 사람들이 공중전화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며 손을 호호 불어가며 그 기다림을 지겨움보다는 설렘으로 추억했다.

 

시티 폰의 역사는 짧으니 생략하고, 2g폰의 시대가 왔을 때 사람들은 너도나도 메시지를 문자 형태로 보낼 수 있다는 것에 열광했다. 지금과는 용량의 차이가 있어서 한 번에 저장해놓을 수 있는 메시지 개수가 한정적이었다. 좋아하는 사람과 문자라도 주고받으면 그중에 내가 좋아하는 것만 추리고 추려서 아껴서 보물처럼 저장해놓고 자기 전에 또 한번 읽어보고 그러곤 행복한 마음으로 잠이 들곤 했다. 3g의 개념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으로 터치 형태의 핸드폰이 나오게 되었고 아이폰의 아이메시지라던가 다음의 카카오톡 같은 신개념 무료 메시지 서비스가 자리를 잡으면서 또 그렇게 우리는 mms 형태의 과도한 문자요금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서버에 메시지가 저장되는 카카오톡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또 그만큼 저장되는 추억이 쌓이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떤 문자를 지워야 되나 고민할 필요도 없다. 이렇게 한 시대의 변화를 함께 했지만 필자도 나이를 먹긴 먹나 보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웹툰이 나올 때마다 어릴 적에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속도가 더디다. 콘셉트도, 아이디어도 너무 상큼하고 발랄한데 왜 적응이 안 되는지... 황지우 시인의 ‘뚱뚱한 가죽 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가 없다.’ 이 구절이 갑자기 생각나는 건 왜일까? 아무튼 어색하다.

 

이렇듯 이 웹툰은 ‘그들의 대화'라는 부주제에 걸맞게 sns 세대를 배려한 새로운 형태의 웹툰으로 보인다. 차분한 기타 소리, 피아노 소리와 함께 스크롤을 내리면 볼 수 있는 카톡 메시지. 20~30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아기자기함과 부드러운 감성이 묻어난다. ‘그들의 대화'는 ‘저녁 같이 드실래요’ 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록을 보는 느낌이라 참 좋다. 스크롤을 다 내리고 나면 원작을 감상할 수 있는 주소도 같이 링크되어 있어서 독자의 입장을 세심하게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저녁 같이 드실래요?> 그들의 대화’와 원본인 <저녁 같이 드실래요?>가 회차에 맞게 나란히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자는 1회 시작부터 이 웹툰을 구독한 적이 있는데 현재로서는 새로운 내용이 원작 앞쪽에 배치된 느낌이고 2화부터 필자가 보았던 내용이 시작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작과 함께 보시면 혼란이 오실 분들을 위해 원작에 대해 짤막한 소개를 하자면 오래된 남자친구와 헤어진 여주인공 ‘도희'는 3~40분가량 되는 식사시간을 가장 사랑한다. 낯선 이들과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이미 친한 사람들과는 더 큰 유대감을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가장 아쉬워하는 것은 이런 맛 집을 지나다닐 때마다 나는 전 남자친구와의 추억. 그리고 맛있는 음식들에 배어있는 기억이다. 그녀는 헤어진 건 헤어진 거지만 맛있는 건 맛있는 거니까..라는 주의라 혼자서도 음식점에 가는 것을 그다지 꺼려하지 않던 편이었지만 역시 스테이크 하우스는 혼자서 가기는 무리다..라고 생각하면서도 혼자 들어가게 된다. 우연한 계기로 혼자 스테이크를 먹으러 온 남자 주인공 ‘혜경'을 만나게 된다. 마침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커플로 오신 분에 한해서 샐러드를 준다 하니 도희는 용기를 내서 같이 먹자고 얘기하고 혜경은 흔쾌히 허락하게 되면서 이 둘은 함께 그냥 가끔 맛있는 걸 같이 먹는 사이가 된다는 스토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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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을 다 읽은 필자로서는 그들의 어색한 카톡도, 또 이번 주 주말에는 어떤 맛있는 걸 먹을지 고민하고 의논하는 모습을 보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가끔 주변에 문자를 읽으면 감정이 읽힌다는 친구들의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렇게 그들의 대화를 읽고 있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감정이 읽히는 기분이다.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대화 구절은 도희가 출판사에 다닌다는 혜경에게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하는 대목인데 여기서 혜경이 도희를 떠보는 식으로 이렇게 얘기를 한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이런 노골적인 대사가 끌리는 모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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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분노하게 되는 구절은 도희와 그의 전 남자친구가 대화를 하는 대목 (여기서는 아직 사귀고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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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원작을 읽었을 때는 알 수 없었던 솔직하고 속 깊은 대화. 원작을 좀 더 이해하고 그들의 얽혀있던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읽을 수 있어서 좋은 웹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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