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다음] 노점 묵시록 화이날 에디숀(2016)

잠뿌리 | 2016-09-06 00:00


* 노점 묵시록 화이날 에디숀 (2016) *


[웹툰 리뷰]노점 묵시록 - 백봉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treetstall


2016년에 백봉 작가가 다음 만화속 세상에서 연재를 시작해 전 13화로 완결된 코믹 만화. 1년 전인 2015년에 전 51화로 완결된 노점 묵시록의 확장판이다.


내용은 노점 묵시록 본편 마지막에 떡마귀 이홍덕이 흑마귀 고붕식에게 패배한 뒤, 명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분식집을 차려 대히트치고 이홍덕 역시 TV 홈쇼핑에서 떡볶이를 판매하며 잘 나가고 있었는데. 붕식 푸드에서 다시 마수를 뻗쳐 이홍덕과 고붕식의 배틀을 TV 홈쇼핑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해 진정한 떡왕좌를 가리자고 해서 리벤지 매치가 벌어지는 이야기다.


본작은 본편에서 이홍덕이 재림이에게 배틀 대리를 맡겨 숙적인 고붕식과 정면으로 맞붙지 못했던 걸, 본인이 직접 나서서 2차전에 들어가는 게 주된 내용이다.


전반부는 이홍덕이 떡마귀 소스를 개발하며 배틀을 준비하는 한편 고붕식이 심사위원과 방송국 PD를 매수하면서 수작을 부리는 내용이고, 후반부는 곧바로 배틀 생방송에 들어가 각자의 떡볶이로 승부를 벌이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재림이와 명인들 등 본편의 레귤러 멤버들은 TV 방송을 보는 관전자이자 기술 혹은 상황 설명을 들어가는 해설가 정도로 나온다.


오직 떡마귀 VS 흑마귀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본편에 나오지 못했던 숙명의 대결이 펼쳐진다.


배틀 준비부터 배틀 생방송 본편까지 스토리 전개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단순히 음식의 맛으로만 승부하는 게 아니라 흑마귀가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책략을 펼치고 그게 본작에서 극대화되기 때문에 정말 지루할 틈이 없다.


결국 처음부터 이기기 힘든 싸움이었고, 악의 승리로 끝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걸 반영하면서 개연성도 충분히 갖췄기 때문에 납득할 만한 결과였다.


생각해 보면 ‘노점 묵시록’이란 타이틀 자체에서 묵시록이 종말을 의미한다는 걸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예정된 결말이 아닐까 싶다.


어떻게 보면 이게 요즘 일본 요리 만화의 대세인 ‘식극의 소마’ 같은 작품에서 그 어떤 책략이나 트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음식 맛만 좋으면 다 이긴다! 라는 미식만능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라고 할 수도 있다.


에필로그에서 떡마귀가 노점 명인들의 분식집에 합류하면서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지고 재림이가 분식 업계에 뛰어들어 노점 명인들에게 기술을 사사 받는 것은 그것 자체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예고하는 것이라서 좋았다.


재림이의 이름이 예수 재림의 패러디고, 요한묵시록에서 예수 재림이 종말을 끝내는 걸 생각해 보면 이 작품에서 묵시록적인 내용은 화이날 에디숀에서 끝난 것이며, 앞으로 나올 새로운 이야기가 재림이의 활약을 다룬 것일 테니 제 2의 도약을 위한 발판 역할을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연출적인 부분에서 본편 배틀에 나오는 시식자들 특유의 리액션이 건재해서 기대를 충족시켜준다.


떡마귀는 깨달음을 얻은 현자 컨셉, 흑마귀는 사악한 마귀 컨셉이라서 시식자들 반응이 극단적으로 나뉘는데. 각각의 반응에서 나온 연출과 본편의 전매특허인 재치 넘치는 패러디가 빅웃음을 선사한다.


떡마귀 떡볶이 리액션에 나온 액자식 구성과 흑마귀 떡볶이에 나온 프란시스 고야의 명화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가 본편 리액션의 백미였고 개알포수, 개비수곤, 파마산 치즈 패러디도 깨알 웃음을 안겨줘서 기억에 남는다.


그밖에 어버이 연합 시위 패러디도 인상적인데, 우파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대해 작가의 정치적 색체가 묻어났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지만 사실 이게 ‘작가는 작품으로 말한다’의 모범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작품 외적으로 정치적 식견을 드러내거나 아무런 정제 없이 만화를 도구로 삼아 막말을 쏟아내는 것 보다는.. 만화는 만화라는 걸 충분히 인식하고 작품 컨셉에 맞춰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걸 높이 사고 싶다.


결론은 추천작. 노점 묵시록 본편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떡마귀와 흑마귀의 대결에 집중한 확장판적인 작품으로 화려한 리액션이 격돌해 라스트 배틀다운 면모를 보여주는 한편. 현시창을 극복하지 못한 악의 승리란 결과가 씁쓸하지만 충분히 납득이 가능한 내용이라서 여운을 안겨주는 동시에 끝이 아닌 시작을 예고하는 엔딩이 언젠가 이어질 다음 이야기의 교두보가 되어 준 작품이다.


여담이지만 이 작품은 온라인 쇼핑사이트 G마켓과 협업해서 ‘다음 웹툰 노점 묵시록 떡마귀 VS 흑마귀 배틀’이란 이름으로 노점 묵시록 떡마귀 떡볶이/붕식 푸드 흑마귀 떡볶이 2종이 출시됐다.


실제로 판매하는 제품으로 온라인에선 G마켓, 오프라인에서는 롯데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고, 홍보 페이지에 노점 묵시록 화이날 에디숀에 나온 그림과 백봉 작가가 직접 그린 홍보 페이지 전용 그림이 들어가 있다. (이 부분은 떡볶이 조리법 그림이다)


그래서 나무위키에는 이 작품이 브랜드 웹툰이라고 적혀 있지만, 그게 실제로는 약간 다르다. 이 작품 연재분 후기에 떡마귀 광고하는 건 6화 후기에 딱 한 번 나오는데 이게 배너 광고나 바로가기 링크가 아니라 1컷 그림으로 그린 거라서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독자들이 검색해보니 ‘어, 진짜 출시됐네!?’ 이렇게 된 일이라서 그렇다. 심지어 에필로그+작가 후기에조차 제품 홍보를 하지 않아서 브랜드 웹툰으로 볼 수는 없다.


오히려 이 제품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재담 미디어에서 소속 작가들한테 이 제품을 선물로 보내줘서 작가들이 이 제품 만들어 먹고서 속속들이 인증샷 찍고 후기를 남긴 것의 영향이 크다.


그래도 작품에 나온 음식을 본떠서 실제로 만들어 판매하는 시점에서 브랜드 웹툰을 떠올리는 게 이해가 간다. 다만, 이 작품의 경우 다른 브랜드의 홍보를 한 게 아니라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셀프 홍보를 한 것이라 독특한 사례로서 한국 웹툰 역사에 기록으로 남을 만하다.


만화하면 보통, 게임/소설/애니메이션/캐릭터 사업 정도로만 활용이 가능해 보였는데 그것 이외에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점에도 큰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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