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러브 메이커 - 큐피드의 현대적 해석

namu | 2016-08-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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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적 재미와 진지함의 밸런스를 맞추기는 참 힘든 일이다. 재미만 너무 넣으려 하면 코믹한 만화가 되어버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으면 스토리가 산으로 가버리거나 너무 진지해서 독자들이 읽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이 두 마리 토끼를 아주 잘 잡은 웹툰. 러브 메이커. 이 작품이 벌써 3년 전 작품이라니 새삼 놀랍다. 읽은 것은 불과 작년 같은 느낌인데.. 우선 리뷰를 통해 다시 읽는 그의 작품은 어쩐지 주주의 다이어리의 작가인 boxhead를 많이 연상케 한다. 채색법이나 스케치는 전혀 다르지만 철없는 주인공의 내면이 성장해가며 조금씩 예뻐지는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가슴 따뜻해지는 느낌들이 소장하고 싶은 느낌을 준다. 왜색 짙은 웹툰 시장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사하며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아무렇게나 슥슥 그린듯한 자연스러운 선의 스케치와 채색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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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 시티에서 최고의 카사노바인 큐피드. 프시케는 사랑의 신 에로스의 아내인데 작품 내에서 총으로 그려진 점이 놀랍다. 보통 신화나 동화가 뒤틀기 어려운 이유는 어릴 때부터 접한 것이라 우리가 보아왔던 스토리나 삽화 덕에 고정된 관념들이 상상력을 펼치기 어렵게 가로막지만, 작가는 보란 듯이 신화를 비틀어서 현대적으로 해석했다. 원작에서는 큐피드가 화살 통을 가지고 다니지만, 큐피드의 사랑의 화살을 총으로 표현하면서 큐피드의 현대적인 변신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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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림피아 시티 내에서 남자들은 그를 저주하며 여자들은 떠나간 그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이런 상황을 기회로 이용해 자신과 관계를 가졌던 50명의 여신들과의 실명을 거론하며 베드신까지 철저히 묘사한 자서전을 펴내기도 한다. 혼란을 틈타 비즈니스를 하는 오늘날의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설정이 인상적이다. 사랑의 신이 사랑을 해줬는데 고마워(?) 해야 된다는 그가 동침한 여신은 무려 193명. 제우스를 주 측으로 회의가 열렸고, 의회는 큐피드를 하계로 추방하기로 결정. 반성의 기미가 없던 그에게 화가 난 제우스는 큐피드의 심장을 뽑아버리고 하계(인간세계)로 추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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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모태솔로인 은경은 올해 스물아홉. 크리스마스 집에서 혼자 앵그리 버드를 하며 슈퍼에서 라면 사 오는 자신의 처지가 싫다. 혼자 있는 것도 서러운데 엄마는 요즘 같은 세상에 선을 보라 하며 그녀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그녀의 이런 속상한 마음을 알아주는 것은 동네 길고양이 ‘깜냥이'  그녀는 깜냥이에게 이것저것 먹을 것을 주며 깜냥이가 밥을 먹는 동안 이런저런 넋두리를 해왔다. 집 앞 골목에 큐피드가 떨어지고 나서부터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는 깜냥이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게 된다. 사실 깜냥이는 하계 가이드. 이름은 ‘네로' 앞으로 큐피드를 보호 관찰하게 된다.


은경에게도 나름의 고민은 있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연애 한번 못해본 자신이나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자신의 고등학교 단짝 친구였던 수정은 전신 성형을 통해 자신의 삶이 얼마나 불공평했는지에 대해 깨달았다며 그녀에게도 수술을 권유한다. 하지만 은경은 계속 생긴 대로 살겠다며 자신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특히나 생활습관이나 문화적인 것이 아닌 외적인 아름다움 때문에 자신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는 상황, 불공평한 세상에 그녀만의 주관을 가지고 사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면 절세미인 소리까지는 아니어도, 가장 싱그러운 20대 시절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아주는 누군가에게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는 것이 큰 기쁨일 텐데.. 꽃은 아름답기에 꽃이고, 그 아름다움을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기에 의미를 갖는다. 그녀는 향기도 아름다움도 없지만 묵묵히 들판에 피어있는 한 송이 민들레 같다. 모두가 장미가 되길 원할 때 그녀는 자신은 민들레임을 잊지 않았다. 소개팅에 나가서 상처도 받고, 그런 자신의 외모가 싫을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자신을 부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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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는 좋은 남자를 걸러주는 필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필터에서 걸러져서 내게 다가오는 남자는 분명 외모가 아닌 진짜 나를 사랑해 줄 남자일 테니까

그 남자만 잡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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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까지 여자를 겉모습으로만 판단하던 큐피드는 그의 기준처럼 ‘최악'이라는 은경과 함께 지내면서 그녀와 정이 들고, 그녀만의 아름다움에 눈을 뜨게 된다. 한 번도 남의 사랑을 얻어내는데 어려움 없이 살았던 큐피드는 자신이 가슴 아플 일도 없었다. 은경을 생각할 때마다 제우스에게 뽑힌 심장이 욱신거리는 설정도 인상적이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잃은 타나토스가 큐피드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하계로 내려오면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자신에게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나, 사람의 외모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내면의 아름다움이라고 말하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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