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제1막 - 제대로 된 학원물의 정석

위성 | 2016-09-23 12:37

 

 

 

재혁은 독특하게도 꿈 일기를 쓰는 전학생이다. 그런데 전학을 온 바로 그 날, 전날 밤 꿈 속에서 보았던 붉은 머리의 소녀 강연주를 만나게 된다. 연극부 홍보를 하기 위해 교실에 들어온 그 소녀를 보고 놀란 재혁은, 운명처럼 혹은 운명의 장난처럼 그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 재혁이 숙제노트를 헷갈려 꿈 일기장을 냈는데, 그것을 본 선생님이 재혁에게 대본 작가를 시켜줄 테니 연극부 동아리에 들어오라고 권유를 한 것이다.

 

모임자리에서 거부를 하고 돌아가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하필이면 연주 역시 선생님이 보여준 재혁의 꿈 노트를 본 것인데, 왜인지 그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놀란 재혁의 이야기는 꿈 일기를 쓰게 된 이유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의 죽음과 홀로 아픈 아들과 자신을 돌보던 어머니의 이야기까지. 그렇게 형의 사진첩을 뒤지며 어린시절을 회상하던 중, 놀라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데.

 

어린시절 형은 병실에서 재혁에게 그런 말을 했었다. 니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인지알아야 한다고. 난 여기에서 눈물이 찔끔 났다. 이야기의 힘은 도대체 무엇인지, 예술은 왜 그토록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것인지. 어쩌면 그건 아주 단순한 위로에서 시작하는 감동이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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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재혁은 연극부 동아리의 대본 작가로 들어가게 된다. 운명처럼 만나진 연주와의 만남 덕분에, 꿈 일기를 적게 된 이유인 형과의 추억 때문에. 그렇게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관계를 쌓아가며 10월 말에 열릴 축제에 창작극을 올릴 준비를 하게 된다.

학원물의 정석이라는 편집부의 한마디는 사실이었다. 웹툰 ‘제 1막’은 그 제목처럼 우리 인생의 한 막이 제대로 열리는 십대들의 고민과 감정들을 제대로 보여준다. 이 부분은 캐릭터성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주인공 재혁과 같은 경우 등장하자마자 존잘 모델 포스를 풍기면서 여학생들에게 제대로 얼굴을 각인하고, 조금은 과묵하고 까칠한 성격에 그 사연까지도 가슴을 울린다. 게다가 전교 1등에 운동까지 잘하며 특별한 재능까지 가지고 있다. 뭔가 느껴지지 않는가? 기존의 청춘, 학원물 등에서 보여주던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와 100% 일치한다. 그에 반해 평범한 여자 주인공 연주 또한 그간 등장하던 전형적인 소녀이다. 연약하지만, 동시에 밝고 쾌활한 그녀는 상큼하고 귀여운 외모에 커다란 눈망울을 깜빡이며 이야기를 한다. 주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 또한 하나 하나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석표를 만들어 공들여 만든 것 같은 이 작품은 그 노력만큼 결과물이 휼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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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새롭지 않은 캐릭터들로 만든 전형적인 학원물이 어디가 휼륭한 거냐고? 그럼 일단 제 1막을 정주행 해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는 이렇게 익숙한 캐릭터들을 가지고 전혀 진부하지 않게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작가의 재능이 감탄스러울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각자의 평범한 캐릭터에 특이성을 부여해 연결고리를 만들고, 그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줄거리를 매끄럽게 쓰기란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라. 막장이라고 불려지는 많고 많은 드라마들 중에서 우리들을 홀려버린 드라마가 몇이나 되는지. 그건 순전히 작가의 필력에 달려있다.

 

어쨌든 강약조절을 잘하는 작가는 의외로 많지 않은데 ‘제 1막’을 보면 작가 ‘인형’의 다음 작품이 너무나 기대되었다. 아직 이 웹툰의 완결이 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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