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성실한 천재 혹은 괴물, 조석 작가의 <문 유>

홍난지 | 2016-12-08 17:02


[웹툰 리뷰]문유 - 조석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조석 작가의 <문 유> 썸네일 이미지


   

문유는 왜 혼자 달에 낙오되었을까?

동물학박사 문유는 편하다는 이유로 침묵하고 나서지 않아 늘 존재감이 없었다. 눈에 띄지 않는 것을 목표하던 그의 행동은 성공도 실패도 중간도 아닌 혼자의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그것도 지구가 아닌 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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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웹툰, 조석 작가의 <문 유> 프롤로그 중에서
- 달 방패 계획이 실패하여 소행성의 일부분이 지구에 떨어지는 스펙터클을
달에 홀로 살아남은 문유가 보게 되는 장면. 


문유는 지구로 날아오는 소행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계획된 달 방패 계획에 선발된 101명의 지구 최정예 인원 중 한 명이다. 인류는 집약된 과학 기술로 달에 기지를 세워 소행성을 폭파하고 파괴된 소행성 조각들이 지구로 날아드는 것을 달이 막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달 방패 계획은 ‘11분의 1만큼 실패했고 지구는 50년만큼 후퇴했으며 문유가 모든 것을 깨달았을 때는 100명의 대원들이 이미 지구로 떠난 후였다. 문유는 달 방패 계획이 실패했기에 지구가 멸망한줄 알고 있으며, 달에 혼자 살아남았다는 사실에 패닉에 빠진다.



장르영역의 확장과 반전적 이야기 구조

<마음의 소리>로 일상과 개그라는 장르의 경계를 확장한 조석 작가는 <문유>에서도 sf, 미스터리, 개그, 생존 드라마 등, 복합장르의 묘미를 보인다. 문유가 달에 낙오하게 된 이유는 그가 가진 개인적인 목표가 그로테스크하게 이루어진 까닭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새로운 이야기들이 나타나면서 현재는 문유 외에 한 명이 더 달에 생존한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조석 작가는 <마음의 소리>에서 세 단계의 이야기 구조로 웃음을 일으켰다. 그가 주로 하는 이야기의 구조는 어떠한 상황을 벌이고 그로 인한 우스운 결과들을 보인다음 결말 부분에 약간의 반전을 주는 방식이었다. 돌이켜보자면 작가는 일상 개그물에서 조차 서스펜스적인 효과를 잘 이용했던 것이다.


이러한 작법은 <문유>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sf적인 상상력으로 과장되고 독특한 상황을 설정하고 그 안으로 주인공을 몰아넣은 다음, 그로 인해 벌어지는 여러 사건들과 세세한 일상들을 비춰주고 문유를 둘러싼 미스터리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며 궁금증을 유발한다. 달에 남겨진 사람은 문유 이외에 더 있을까? 문유가 달에 낙오된 이유가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일까? 문유는 지구로 무사히 소환될 수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문유>를 계속 감상해야 한다.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부지런한 손놀림, 성실한 천재 작가

조석 작가는 현재 네이버 웹툰에서 <마음의 소리><문유>를 동시에 연재 중이며 두 작품 모두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그것도 굉장한 분량으로 굉장한 아이디어를 가진 작품을 성실하게 연재하면서 말이다. 양영순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때가 되면 늘 그 시간에 내가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했던 것이라는 말을 했다. 그리고 작가 입장에서 성실한 작가를 마주하는 공포에 대해 피력했다. 그러면서 매 주 휴재 없이 재미있는 작품을 마감하는 조석 작가가 천재라며 치켜세우기도 했다. <문유>를 감상하면 양영순 작가가 말하는 성실한 천재 조석이 떠오른다. 그저 개그를 재미있게 만들 줄 알고 좀 성실해 보였던 조석은 사실 엄청난 천재 혹은 괴물이 아닐까? 그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문유가 처한 미스터리만큼이나 조석 작가에 대한 미스터리 또한 궁금하고 기대된다. 앞으로 어떠한 반전을 우리 앞에 보여줄지.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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