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본격 WiFi 슈퍼 히어로 <씬커>

홍난지 | 2016-12-19 10:16




[웹툰 리뷰]씬커 - 권혁주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권혁주 작가의 <씬커> 썸네일 이미지



슈퍼 히어로 장르의 과학적 상상력
수많은 미국의 슈퍼히어로 장르들이 과학적 상상력을 침투시켜 설정과 세계관을 창조해왔다. 슈퍼맨의 힘의 원천은 외계인이어서 가능했을지 몰라도 렉터 박사가 세계정복을 위해 꾸미는 계략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했다. <판타스틱 4>의 슈퍼 히어로 4인방은 모두 과학자였으며 연구실에서 힘을 얻게 된다. <왓치맨>의 닥터 맨하튼 역시 자신의 실험으로 만들어진 초월적 슈퍼 히어로다. 이 밖의 헐크, 스파이더 맨, 파워퍼프 걸 등, 이들은 모두  인간의 집약된 과학기술의 총아라는 공통이 있다. <씬커> 역시 전기와 정보통신이라는 과학기술 아래 상상력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슈퍼 히어로 장르이다.



[웹툰 리뷰]씬커 - 권혁주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씬커> 22화 중에서
– 파쿠르를 즐기는 파이는 우연한 사고로 전파를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아는 비범한 소년이다.



한국의 슈퍼 히어로 장르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한국에서 슈퍼 히어로가 미국처럼 장르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대로 미국은 왜 슈퍼 히어로들이 80여 년 간 미국 코믹스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일까?



슈퍼 히어로가 처단하는 미국인의 공공의 적

미국의 슈퍼히어로는 1938년 <슈퍼맨>이 DC코믹스의 전신인 액션코믹스 창간호를 통해 연재되면서부터 탄생되었다. <슈퍼맨>의 등장은 미국의 단행본 만화 시장의 황금기를 가져 올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슈퍼맨>의 인기는 당시 미국인이 몰입할 수 있는 적을 통쾌하게 무찌른 데에 요인이 있다. 미국인들이 함께 응원한 슈퍼맨의 적은 일본군과 독일군이었다.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싸우던 미국의 적을 슈퍼맨이 만화에서 대신 처단하는 모습에 환호했고 전쟁이 끝나면서 거짓말처럼 슈퍼맨의 인기는 잦아 들었다. 이후 슈퍼맨은 더욱 강력한 적을 처치했으나 전의 인기처럼 회복하기는 어려웠다. 미국은 1950년대 초, 검열이 강화되면서 만화시장이 침체되었기에 슈퍼 히어로의 인기 하락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지만 만화 텍스트 내적인 요인은 공공의 적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슈퍼 히어로는 과학 기술의 수혜자이므로 남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그 능력을 스펙터클하게 보이는 것이 매력적이다. 거기에 걸맞게 독자 모두 응원할 수 있게 하는 강력한 적은 동시대성이 강력하게 침투되어야 할 것이다. 현실이 만화보다 재미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동시대성은 더욱 필요하다.




[웹툰 리뷰]씬커 - 권혁주


네이버 웹툰에 연재 중인 <씬커> 28화 중에서

– 인류 멸망을 꿈꾸는 코드마스터. 특유의 웃음소리 덕분에 '슿슿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파이가 넘어야 할 관문과 대상
<씬커>의 파이가 상대해야 할 대상은 인류의 멸망을 보고자 하는 코드마스터이다. 코드마스터가 이미 파이에게 여러 번 공격을 해왔으나 그의 존재에 대한 부정과 확인에 그쳤다. 앞으로 파이와 코드마스터의 대립 결과가 밝혀지겠지만 아직은 먼 일 같다. 와이파이를 타고 날아다니는 파이에게 어떠한 시련을 던져줄 것인가? 어떠한 두려움을 대중에게 심어줄 것인가? 인류 멸망이라는 거시적인 공포도 필요하지만 사소하고 개별적으로 퍼지는 미시적 공포 또한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미 와이파이는 우리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의 영역이고, 방대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많은 것을 알고 있기에 정보 권력에서 거의 동등한 지위에 있으니 말이다. 코드마스터가 가져다 줄 공포가 얼마나 많은 독자들의 공분을 살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홍난지(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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