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에서 약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웹툰 시장
위기 속에서 약진하고 있는 프랑스의 웹툰 시장
윤보경
디지털 만화, 웹툰은 출판 만화가 주를 이루는 프랑스에서는
여전히 틈새 시장으로 평가되지만 근래 들어 그 세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에서 주류를 이루는 출판만화가
그 바탕으로 두고 있는 서점과 출판사가 모두 꽁꽁 얼어붙어 침체기를 맞은 현재 상황에, 디지털 만화/웹툰이 그 발판을 넓힐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실제로 그 동안 디지털
만화/웹툰은 프랑스 만화계에서 소위 ‘1% 만화’라고 인식되어 왔었다.
한국의 네이버웹툰은 아예 ‘웹툰’이라는 심플한 이름으로 지난 3월 프랑스 버전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존에 연재되었던 작품을 번역하여 소개하기도 하지만, 프랑스 작가들과
새로이 작품 계약을 하거나 교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지속적인 현지화도 염두하고 있는 모습이다. 플랫폼을
선보인 이후 3개월이 지난 현재, ‘웹툰’ 플랫폼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한국 작가들의 작품과
프랑스 작가들의 오리지널 작품이 더 추가된다면 초반의 호평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에 모태를 둔 웹툰 플랫폼들에 비해 작품 수와 발전 속도는 느리지만 프랑스에서 만든 플랫폼도
계속적으로 증가, 추진되고 있는 추세이다. 기존의 대형 출판사
그룹들이 디지털 작업에 익숙한 신인 작가를 발굴하거나 기존의 출판만화 작가들의 디지털 베이스로의 이동을 이끌어내며, 프랑스 출판사 기반의 프랑스 웹툰 플랫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다수의 개발을 앞둔, 개발 중인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프랑스에서 프랑스 버전 웹툰을 읽을 수 있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는 곳은 Izneo (이즈네오)가 제공하는 웹툰 챕터와 Delitoon (델리툰/첫 시작은 Casterman 출판사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었으나 현재는 독립된 플랫폼), Webtoon Factory (웹툰 팩토리/ Depuis 출판사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WEBTOON (한국의 네이버 웹툰 기반)이 있다. Delitoon (델리툰)을 제외한 플랫폼들은 현지화를 염두하고 있는, 자체 제작의 오리지널 작품 (프랑스 작가 작품)을 제공하고 있거나 곧 제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몰고 온 지각변동은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당분간 그 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 예상되고 있다. 손님이 찾지
않는 서점, 밀린 신간 출판에도 스케줄을 조심스레 더 미루고 있는 출판사, 취소된 수 많은 대규모/소규모 만화 축제와 행사 등의 비상 상황에서
조금씩 약진하고 있는 것은 디지털 만화 업계뿐이다. 현재의 위기가 장기화가 될 경우 그 동안 출판만화에
밀려있던 디지털 만화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할 충분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 보여진다.
얼마 전, 프랑스의 문화부 장관 프랑크 리스터 (Frank Riester)는 어려움에 빠진 출판 산업을 위해 2억3천만 유로 (한화 3129억원 가량) 규모를 올 해 안에 지원 할 것이라 발표했다. 소규모의 독립 서점에는 2500만 유로 (한화 340억 가량), 출판사에는 5백만 유로 (한화 68억원 가량)를 지원할 계획이며, 거기에 덧붙여 4천만 유로 (한화 544억원 가량)의 정부 보장 대출을 지원할 것이라 설명하였다.
하지만 출판 업계 종사자들은 지원 규모가 기대보다 작은 것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이번 지원에서 존재감 없이 취급되고 있는 작가들의 실망이
크다. 그들은 지원과 혜택을 얻기 위해 특별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고 자격을 증명해야 하는 현 지원
시스템에 많은 불만을 갖고 있다.
서점을 찾던 독자들의 눈이 조금씩 디지털 만화로 향하고 있고,
작품 활동과 저술 활동에 제약을 많이 받고 있는 작가들도 디지털 환경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 오고 있는 변화는 그 동안 보수적이라 평가되었던 프랑스 만화계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