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상화를 꿈꾸는 프랑스 문화/만화계의 최근 활동

윤보경 | 2020-07-21 15:37

정상화를 꿈꾸는 프랑스 문화/만화계의 최근 활동 



윤보경 



약 3개월간의 이동 제한령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랑스 만화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 분야의 다양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 정부 및 문화부는 출판사, 서점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으며, 야심 차게 계획했지만 그동안 모두 취소, 연기했던 ‘2020년 만화의 해’ 행사 날짜와 프로그램의 시기를 조율하며 재조정하고 있다. 

다수의 전시장이나 도서관, 미디어테크 등 문화 활동과 만화 미디어를 다양하게 누릴 수 있는 대중 이용 시설들도 엄격한 위생 수칙 아래 재개장했다. 대부분의 전시회 (다수의 유명 박물관 포함)들은 예약제로 운영이 되어 사전에 계획된 인원만 수용하고, 그 인원들이 지정된 시간 (대략 2시간) 동안만 머물 수 있도록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전시 관람 및 감상을 원하는 입장객들은 장소 방문 전 인터넷을 통해 방문 날짜와 관람 가능한 시간 등을 예약하고, 개인정보와 연락처 등을 자세히 기록해야 입장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전시를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마련되었던 개인 물품보관소 등은 당분간 이용이 금지된다. 다수의 공공 도서관의 경우, 인터넷을 통해 도서를 열람하고 대여 신청을 한 후 도서관 방문을 하게 하는 등, 최대한 짧은 시간을 머무르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62-1.jpg

▲ 7월 초, 루브르 박물관의 재개장을 다루고 있는 프랑스앵포 (Franceinfo) 기사 : 비유럽 관람객의 부재, 자국민들이 박물관을 재발견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각 출판사들은 작가들과 함께 미뤄두었던 신간 출간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다. 디지털 만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만화 출판이 3개월간 멈춰있던 탓에, 출간이 밀려진 프로젝트들이 상당 수 줄지어 있었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은 흔히 ‘비수기’로 여기던 여름 바캉스 시즌에도 (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이 야외에서 자연과 여행을 즐기는 편이라, 비교적 책을 멀리하기 때문) 밀려있던 신간들의 출간을 계획하고 프로모션 행사를 비대면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길게 잠들어 있던 만화 시장을 깨우려 애쓰는 중이다. 예년과는 다른 여름 휴가 분위기가 될 것이라 예상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제안하고 만화 읽기를 권장하려는 것이다.  

지난 6월 중순에는 프랑스 출판사 Edi8 (Editis 출판그룹)과 Jungle (Steinkis 출판그룹), 두 곳이 협업하여 Philéas (필레아) ‘만화화된 소설’을 다루는 장르 전문 출판사의 시작을 알렸다. 여러 가지 제약과 어려움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갓 태어난 필레아 출판사는 2020년 후반기부터 만화 시장에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들은 이전에 타 출판사들 (Robert Laffont, Plon, Sonatinem Fleuve noir 등)을 통해 출판되어 잘 알려진 소설을 바탕으로 한, 소설 원작 만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소개된 프랑스 소설가, 미셸 뷔시 (Michel Bussi)의 작품이나 프랑크 틸리에 (Franck Thilliez)의 소설이 만화로 재해석되어 독자들을 만날 것이다. 이 출판사는 처음부터 모든 책을 전통적 방식과 함께 디지털 버전으로도 출판할 것이라 밝혔는데, 디지털 버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종이 책 대비 30% 저렴한 책 가격을 제시할 것이라 한다. 



62-2.jpg
▲ 필레아 출판사의 소개 이미지




62-3.jpg

▲ 필레아 출판사를 협업하여 만들어낸 두 출판그룹의 대표, 뱅상 바바르(Vincent Barbare)와 모이즈 키수(Moise Kissous)


2021년도 48회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의 시기도 1월 28일부터 31일까지로 확정되었다. 지난 페스티벌까지 맡아 진행했던 스테판 보장 (Stéphane Beaujean) 아트 디렉터의 후임도 발표되었다. 특별하게도 이번에는 각 부분을 전문적으로 맡을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여 아트 디렉터가 3명이 되었다. 소니아 데샹 (Sonia Déchamps)은 어린이 만화 부문을 프레데릭 펠더(Fréderic Felder)는 프랑스 만화 부문, 스테판 페랑 (Stéphane Ferrand)은 아시아 만화 부문을 맡았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이유로는 한 명의 디렉터에게 축제 행사의 성공 여부 등 모든 무거운 부담이 가지 않도록 하고, 각 부문에 전문성과 집중력을 다 할 수 있는 인물을 찾고자 했던 배경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재유행 가능성을 앞둔 겨울에 개최될 내년 페스티벌을 향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되고 있다. 바이러스 재유행이 와서 페스티벌이 연기 혹은 취소 될 수 있는 불안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준비하여 되도록 페스티벌을 온전하게 치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페스티벌 측의 의지도 함께 밝혔다.



62-4.jpg
▲  최근 소개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의 세 아트 디렉터, 프레데릭 펠더(Fréderic Felder)와 스테판 페랑 (Stéphane Ferrand), 소니아 데샹 (Sonia Déchamps)


코로나 바이러스가 불러온 엄격한 이동제한령, 경제 위기와 높아진 실업률, 얼어붙은 소비 심리를 녹이고 문화, 만화계를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각계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 성공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게 남아있다.



웹툰가이드 PICK
웹툰가이드 인기글

칼럼

‘프랑스인과 만화’에 대한 연구 조사
윤보경 | 2020-09-18
SNE (프랑스 국립출판 노동조합) 대표의 프랑스 만화 시장 전망 : 하반기 만화/문화 시장은 현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윤보경 | 2020-09-18
신의 콧김 - 비로소 인간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9-16
고양이 집사 수의사의 반려동물 웹툰 이야기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9-09
대한민국에서 드디어 아빠의 육아 웹툰이!!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9-02
경쟁하지 않는 이야기들의 매력 - 피프툰 <여름의 기억>
조경숙 | 2020-08-31
에디터의 시선으로 본 프랑스 만화 시장의 현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
윤보경 | 2020-08-30
그땐 웃었고, 지금은 불편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8-26
<여의주>, ‘선한 정치’와 ‘타산적 정치’의 결합과 균형감각에 대하여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8-19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빼앗긴 봄, 그 계절을 찾는 길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8-12
<별똥별이 떨어지는 그곳에서 기다려>, 이토록 아름다운 스크롤의 미학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8-05
재벌과의 로맨스로도 '여성서사'를 그릴 수 있을까 -웹툰 <재벌과의 인터뷰>
조경숙 | 2020-08-02
<삼국지톡>, 무대 위 보통의 사람들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7-29
<여신강림>, 만화, 우리가 진짜 보고 싶은 풍경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7-22
벨기에 만화 센터의 재 개장과 마련된 전시들
윤보경 | 2020-07-21
정상화를 꿈꾸는 프랑스 문화/만화계의 최근 활동
윤보경 | 2020-07-21
타인(자), 나의 존재를 훔쳐가는 자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7-15
중소 웹툰 플랫폼의 강소 만화들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7-08
주제 특성화 웹툰 플랫폼 ‘에끌툰’의 전략과 이슈, 그리고 전망
한국콘텐츠진흥원 | 2020-07-01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비로소 할 수 있는 일 - 웹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조경숙 | 2020-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