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재난만화에서 캐릭터는 어떻게 영웅화되는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 2020-10-07 14:00

재난만화에서 캐릭터는 
어떻게 영웅화되는가?

네이버웹툰의 재난만화를 중심으로

만화문화연구소 <엇지> 소장

박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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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SF만화에 등장하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같은슈퍼히어로, 결이 다른 영웅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셋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 1976년에 출간된 마블과 DC의 크로스오버 만화 《슈퍼맨 VS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렉스루터의 계략으로 슈퍼맨과 스파이더맨은 처음으로 적이되어 싸움을 벌이지만, 당연히 승자는 슈퍼맨이었다. 한편, 슈퍼맨과 배트맨은 같은 소속사여서 2016년에 개봉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배트맨과 슈퍼맨 :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싸운 적이 있다. 결과는 당연히 배트맨이 철갑옷으로 무장했음에도 천하무적 슈퍼맨에게 무참하게 박살이 난다. 어쨌거나 스파이더맨이 두 슈퍼히어로와 소속사가 다르다 보니, 셋이 만나서 싸우기는 쉽지 않을 듯 보인다.

이들 슈퍼히어로는 각기 조금씩 결이 다르다. 슈퍼맨은 크립톤 행성에서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으로 자신의 초능력을 깨달으면서 슈퍼히어로가 된다. 배트맨은 억만장자의 아들로 어릴 때 부모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면서 정의감에 불타올라 고담 시의 악을 응징하는 심판자가 된다. 한편 스파이더맨은 소심한 성격에 유약한 체격을 가졌지만, 거미에 물리면서 초인적 능력을 부여받아 불의와 싸우는 정의의 사도가 된다. 세 슈퍼히어로는 각기 다른 출신성분을 가졌을뿐만 아니라 영웅화되는 과정도 다르다. 슈퍼맨이 니체가 거론한 완벽한 초인이라면, 배트맨과 스파이더맨은 자기내면과 싸우고 주변 인물과 갈등을 벌이면서 진정한 영웅으로 성장하는, 인간적 냄새가 풍기는 현실적 초인이다.

유럽 켈트신화의 영웅인 아더 왕과 우리나라 건국신화의 왕인 주몽은 탄생부터 비범하다. 진정한 영웅은 고귀한 혈통이나 신성한 잉태를 통해 이미 예정되어 있거나(예정론) 우월한 유전자(계급론)를 지녀야 한다는 신화적 논리가 기저에 깔려 있다. 그만큼 영웅의 신성화에는 명분과 실리, 그리고 당위성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스파이더맨과 홍길동은 평범한 출생신분을 갖고 있거나 심지어 버려져도 그 누구에게도 아쉬운 존재가 아니다. 히어로물의 서사구조도 히어로의 탄생 배경, 성장 과정, 성향 등에 따라 캐릭터의 영웅화에 다르게 작용한다.

한편, 자연재해나 인위적 재난을 이겨내는 인간들의 생존투쟁을 다룬 재난영화나 만화에서,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은 자신의 목숨은 물론, 타인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서서히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면서 난관을 헤쳐나가는 드라마틱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준다. 여기서 평범했던 캐릭터는 수많은 시련 속에서도 끝내 과업을 완수하면서 현실적 영웅이 된다. 독자는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영웅화되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고 대리만족과 동정심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와 만화를 보는 ‘진짜 재미’다. 이 글은 재난과 바이러스 등을 소재한 웹툰에서 평범한 주인공 캐릭터가 재난에 대처하면서 영웅화되는 모티프를 살펴 보면서, 영웅화된 캐릭터의 다양한 유형에 대한 의미를 비평하고자 한다.


재난만화, 아포칼립스와 포스트 아포칼립스,
그리고 처절한 유토피아
재난을 소재로 한 영화나 만화는 세상 문명이 몰락하는 과정에서 인간성이 실종되는 비참한 현실을 다룬 아포칼립스와 세상 종말 이후 생존자들이 처절하게 살아가는 생존투쟁을 그린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두 가지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다. 아포칼립스(apocalypse)는 라틴어원으로는 ‘덮개를 벗겨내다.’, ‘깨우쳐 알게 하다.’ 라는 의미하며, 종교적으로는 ‘세상의 종말 혹은 세상 종말에 대한 계시나 묵시’를 의미한다. 신구약성서 66권 가운데 세상 종말을 다룬 첫 번째 사건은 창세기의 ‘노아의 방주’다. 사실, 노아의 방주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과거 기록이다. 하지만 성경에서 유일하게 미래에 닥칠 세상 종말을 예언하 는요한계시록은 재앙(전쟁, 기근, 종기, 지진, 우박, 불등),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휴거를 통한 구원, 심판에 대한 경고 등을 다루면서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담고 있다.

재난만화도 신이나 외계에 의한 세상 종말, 해일이나 지진등과 같은 자연적 천지지변, 전쟁이나 화재와 인위적 재앙에 의한 건물 파괴와 인명 손실, 생체실험이나 환경파괴로 야기된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나 식인괴물이 되어서 살육을 벌이는 참혹한 아포칼립스와 포스트아포칼립스의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재난만화는 요한계시록의 단절된 세상 멸망 시간을 확장함으로써, 멸망 이후 처절한 유토피아 즉 디스토피아 세계상을 그려낸다.

또한 세상 파괴의 주체였던 인간을 세상 재건의 주체로서 다시 되돌려 놓음으로써, 상실한 휴머니즘과 파괴된 공동체의 회복에 대한 중요성을 담고 있다. 다시 말해, 재난만화에서 세상 멸망은 완전한 끝이 아니라 ‘끝이 곧 또 다른 시작이다.’ 라는 신유토피아 세계관을 내포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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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 헤드》©모치즈키 미네타로


재난을 소재로 한 일본만화 《드래곤 헤드》는 수학여행을 기차를 타고 가던 테루가 지진으로 인해 폐허가 된 도시를 지나서 부모가 있는 집으로 가는 기나긴 여정에서 참혹한 주검의 현장과 생존을 위해 괴물이 되는 사람들을 목격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만화에서 주인공 테루는 마냥 착하고 평범한 중학생이지만, 재난 상황에서도 친구이며 조력자인 세토와의 여정에서 차츰차츰 스스로 재난을 헤쳐 나가면서 영웅화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영웅화 과정을 드라마틱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내면서 재난만화의 표본이 되었다.


평범하고 열등감이 있지만,
자기실현을 이뤄내는 오이디푸스 이미지
재난만화 《드래곤 헤드》의 주인공은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위기상황에서 자신에게 닥친 운명을 이겨내면서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구한다. 여기서 주인공은 수많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지속적인 자기실현을 통해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드라마를 연출한다. 비로소 현실의 영웅이 된다. 이처럼 캐릭터의 평범함과 버려질 운명, 심지어 열등감이 오히려 자기능력을 키우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자기 성장의 기초로 열등감을 꼽았던 오스트리아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는 자학적 사고법이 오히려 주위를 관찰하고 배려하고 전후좌우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는 능력을 길러준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리스로마 신화의 오이디푸스는 거부할 수 없는, 그렇지만 부당한 신탁(운명)을 피하기 위해서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한다. 비록 결말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때로 강건하고 때로 나약한 오이디푸스는 서서히 자기실현을 이뤄내면서 영웅화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라는니체의 말처럼, 서자로 태어난 신분을 이겨내고 의적이 되어 헬조선이 아닌, 유토피아 율도국을 창건한 홍길동도 열등감을 긍정적 힘으로 실현해낸 영웅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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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위트홈》©김칸비, 황영찬


어느날 식인괴물 천국이 된 아파트에서 식인괴물들과 싸우는 주민들의 혈투를 다룬 웹툰 〈스위트홈〉에서 주인공 현수는 학교에선 왕따고 집안에선 골칫거리 아들이며, 정신적으로 나약하기까지 한 무능아로 나온다. 외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 아니라, 내면의 과도한 욕망과 열등감, 그리고 분노의 극단적 분출이 인간을 식인괴물로 만들어버리는 설정을 가진 이 웹툰에서 적은 외부가 아닌 인간 내면의 정신에 있다. 그래서 식인괴물은 어디서든지 생길 수 있으며, 인간은 이성을 잃는 순간에 식인괴물이 되고 만다. 인간과 식인괴물의 중간 지점에서 괴물화 과정을 겪고 있는 현수는 끊임없이 왕따 트라우마와 가족에 대한 죄책감이라는 심리적 괴물과 싸우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정신적・육체적으로 성장하면서 영웅화된다.

웹툰〈데드라이프〉에서 학급에서 평범하고 소심한 학생인 주인공 성훈은 좀비친구들에게 물리면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가 되고 만다. 주인공이 스토리 초반부터 좀비로 시작하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이 웹툰은 좀비가 된 성훈에게 스스로 지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평범했던 성훈은 지속적인 학습과 실험을 통해서 자신뿐만 아니라, 좀비가 된 다른 친구들에게도 좀비몸에 깊숙이 내재된 인간적이 성력을 깨우고 끄집어내는 능력을 가르친다. 결국 모든 인간이 지능형 좀비가 되는 신인류 세계를 창건한다.

한결 같은 가족애로 시련을 이겨내는 오디세우스 이미지
재난만화 특히 바이러스 좀비물의 서사구조는 대체로 영화 〈매드맥스〉의 로드형식을 따르고 있다. 핵전쟁 이후 폐허가 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상, 기계문명의 기괴한 잔여물과 동물적 생존본능만 남은 약육강식 피라미드가 철저히 지배하는 허허벌판에서 유일한 목표는 오직 생존뿐이다. 영화 〈매드 맥스〉 속 광활하지만 폐허가 돼 버린 황무지 사막은 아포칼립스 로드 뮤비의 교과서적 장치나 다름없다. 재난만화도 공간적 설정이 따를 뿐, 로드 장르의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기서 주인공 캐릭터는 그리스로마 신화 속의 오디세우스 이미지와 교차된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전쟁을 바다의 신포세이돈의 도움으로 승리를 이끌고, 가족이 있는 고향 그리스로 돌아가겠다는 일념으로 10여 년 동안의 여정에서 외눈박이 괴물 퀴클롭스와의 결투, 팜므파탈의 여신 칼립소와 바다 괴물 세이렌의 유혹을 다 이겨낸 모험가며 영웅이다. 가장으로서 오디세우스의 유일한 목표는 아내와 자식이 있는 그리스로의 무사귀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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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브〉©김규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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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윤창


‘벌집’이라는 뜻을 가진 웹툰 〈하이브〉는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과 인간의 무분별한 혼종교배 실험으로 변이한 기괴하고 거대한 곤충들이 세상을 지배하기위해 인간을 공격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생지옥 속에서도 아내와 딸을 찾아서 지키겠다는 주인공 은성은 괴물곤충과의 혈투와 생존자들과의 암투, 곤충 바이러스의 감염에서도 가족애와 귀향 목표를 향한 불굴의 의지력을 보여준다.

여기서 주인공 캐릭터는냉철하지만 따듯한 마음을 가진 리더, 위기상황 대처에 능한 지략가, 때로 내외부적 요인으로 정신적 방황을 하면서 자신의 중심을 잃지 않는 호빗, 그리고 오직 가족애 하나로 고생을 감내하는 오디세우스가 된다.

좀비가 돼 버린 딸을 잔악무도한 인간들에게서 지키려는 아빠의 고군분투이 야기를 다룬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은 좀비가 되는 아빠가 아기를 지키려는 영화 〈카고〉와는 반대 설정에서 시작한다. 아빠 정환은 좀비가 된 딸 수아를 괴물이 아닌 여전히 자신이 지켜야 할 딸일뿐이며, 엄마 없는 딸의 마지막 보호자로서 의무를 다한다. 의외로 정환이 아빠가 아닌 외삼촌이라는 뜻밖의 반전이 도사리고 있지만, 외삼촌이든 아빠이든 좀비가 된 딸(조카) 마저도 가족으로 여기고 지켜내려는 정환의 부성애가 영웅화의 모티프가 된다.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면서 선지자가 되는 모세 이미지
한 인물이 영웅화되는 과정에 절대적인 외부 설정이 장치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신과 같은 절대자에게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신탁)을 받게 되는 경우다.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의심하지만 순응하면서, 그 운명을 짊어지고 힘겨운 여정을 갈 수밖에 없었던 인물이 있다. 바로 호렙산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민족을 이집트 제국에서 해방시켜 가나안 땅으로 기나긴 이동을 신탁받은 이스라엘 선지자며 민족해방가인 모세다. 물론, 오이디푸스도 신탁을 받지만, 모세와는 결이 다르다. 모세가 히브리 민족의 선지자로서 사회적 운명을 부여받았다면, 오이디푸스는 성적 갈등의 표상에 기인한 개인적 운명(부친살인, 모친결혼)을 부여받았다. 재난만화에서 영웅화 서사구조는 선지자 모세의 신탁에 따르면서, 주변 캐릭터들은 선지자의 길에 동참하는 조력자로 나타난다.
 
어느 날 모든 인간이 3cm 크기로 변해버린 세상에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한 목표지점으로 이동하는 로드 형식의 생존 웹툰 〈3cm 헌터〉(동명 웹소설이 원작임)에서, 주인공 백현과 그를 메시아나 선지자로 생각하는 주변 인물들(조력자)은 함께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처절한 생존투쟁을 벌인다. 이 웹툰에서 적은 괴물이나 좀비가 아니라 개미, 에스컬레이터, 개, 고양이, 사마귀, 건물 계단 등과 같이 항상 주변에 존재했던 부속물들이다. 결국 일상이 위협의 대상이된 것이다.

평범한 청년 백현은 어느 소설가가 창작한 가상 소설 속의 퀘스트라는 형식으로 신탁을 받게 되고, 퀘스트 개발자가 만든 가상현실 게임(현실과 같은)에서 길을 잃은 주변 사람들에게 미니맵(가상위성내비게이션) 능력을 이용해 길을 알려준다. 여기서 주인공 캐릭터는 구원의 길을 잃은 사람들을 인도하고 운명에 순응하는 선지자며 메시자로 등장한다. 그래서 백현은〈하이브〉의은성, 〈데드라이프〉의성훈, 〈스위트홈〉의현수, 《드래곤헤드》의테루, 소방관 이야기를 다룬 〈1초〉의 호수처럼, 피나는 투쟁을 통한 성장하는 영웅화와 다른 결을 갖는다.


자기희생을 통해 타인을 구하는 그리스도 이미지
인간의 역사에서 자기희생을 통해 타인을 구하는 인류애를 보여준 사람은 단연코 예수다. 그의 희생은 곧 인류 구원이기도 하다. 희생은 늘 종교적 성스러움과 함께했다. 프랑스 사회학자 콩트는 자기보존 동기를 이기주의라고 명하면서 반대로 남을 위해 살려는 행동을 이타주의라고 최초로 명한 사람이다. 이타주의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회학적 관계가 저변에 깔려 있으며, 심리학적으로 자기 보존 본능에 대치해야 하는 심적 부담감, 이타행동의 대가로서 득실의 경제적 논리, 위기에 처한 타인을 도와주지 못했을 때 야기되는 죄의식이라는 도덕적 가치관 등 복잡적인 현상을 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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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cm 헌터>©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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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드 라이프>©후렛샷, 임진국


이런 이유로 이타적 행동을 단순히 사회적 정의감이나 종교적 숭고만으로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만큼 이타주의에는 자기 생명의 희생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재난만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감동 플롯이 희생이다. 주인공은 선량한 성격을 가지고 일관성이 있어야 독자들은 그 주인공에 연민을 느끼게 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뿐인 목숨조차 아끼지않는 캐릭터는 그리스도 같은 구원자 이미지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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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초〉©시니, 광운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피나는 훈련과 동료 소방관들의 도움으로 신화적인 소방장이 되는 24살 평범한 청년의 스토리를 담은 웹툰 〈1초〉에서, 주인공 호수는 어릴 때 화재현장에서 자신을 구해준 소방관에게 감명을 받은 후, 소방관이 되어서 화재나 재난 등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목숨도 아끼지 않고 구한다.
호수 또한 인간인지라 위기 때마다 힘들고 포기하고 싶지만, 그는 자신의 희생이 곧 누군가에게 구원임을 끝까지 잊지 않는 의무감 투철한 캐릭터다.
웹툰 〈3cm 헌터〉에서 자기희생을 통해 타인을 구하는 역할은 주인공 백현이 아닌, 백현을 선지자로 생각하며 그와 주변 인물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조력자들이 주로 담당한다. 이런 설정은 주인공 캐릭터가 먼저 죽을 수 없기 때문에 장치 되었겠지만, 퀘스트라는 절대목표(구원)에 다다르기위해 희생하는 종교적(그리스도) 인류애를 알레고리화한다.

남과 다른 능력, 그리고 그런 능력을 가진 조력자들의 협력,
엑스맨 이미지
재난만화는 불가항력적인 위기 상황에서 비인간화되는 적이나 괴물을 만나서 싸워야 하는, 동시에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정신적 갈등과도 싸워야 하는 지점에 주인공 캐릭터를 무참하게 밀어 넣는다. 재난만화에서 캐릭터가 영웅화되는데 있어서, 조력자의 도움이 한몫을 한다. 조력자는 두 가지 형태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주인공이 갖고 있는 남다른 능력이며 다른 하나는 조력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후자의 경우, 주인공의 주변 인물로 저마다 독특한 능력을 갖고 있는 캐릭터로 설정되기도 한다.
주인공과 조력자 캐릭터의 협력적 역학관계는 스토리의 역동성을 부여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가 영웅화되는기반을 마련하면서 과업을 이루는 결정적 힘이된다. 마블코믹스 영화〈엑스맨〉 시리즈에서 다양한 돌연변이들과 그들의 잠재능력이 협력적 관계에서 능력이 배가 되는 설정과 맥을 같이한다. 재난만화도 이런 서사구조를 따르는 경우가 많다.

웹툰〈3cm 헌터〉에서3cm 크기가 되는 운명의 대가로 인간은 각자 하나의 능력을 갖게 된다. 누군가는 미래를 볼 수 있고, 누군가는 남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고, 누군가는 불을 뿜을 수 있으며, 누군가는 텔레포트 능력을 갖게 된다. 하지만 백현에게는 두 가지 능력이 주어졌는데, 하나는 보호막을 만드는 에너지이며 다른 하나는 현재 처한 상황을 디지털 가상 지도로 볼 수 있는 미니랩이다. 여기서 미니랩은 운명의 내비게이션을 의미하며, 백현은 구원의 길로 인도하는 내비게이터에 비유된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생존자들은 백현의 조력자 역할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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