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만화 수집가를 위한 온라인 경매 플랫폼, 카타위키 (Catawiki)의 발전과 성장

윤보경 | 2020-12-10 15:24

만화 수집가를 위한 온라인 경매 플랫폼,

카타위키 (Catawiki)의발전과 성장


윤보경 


프랑스 만화 시장에서는 오래되거나 절판 된 만화책이나 만화 잡지, 오리지널 작품 원본을 수집하는 만화 수집가들의 존재감이 뚜렷하다. 
수집가들은 오래된 만화 원고를 구입하여 계속 소장하고 있다가 박물관, 전시관 등에 자신의 이름을 내고 기증하는 경우도 있다. 기증하는 작품에 따라 기증자의 소장품으로만 이뤄진 작품 전시회가 개최되거나, 박물관의 특별 전시실 등에 기증자의 이름이 붙여지기도 한다. 이러한 케이스와는 다르게, 오랫동안 소장해 왔던 컬렉션을 (길게는 30~40년 가량) 경매 시장에 내놓는 경우도 있다. 처음 그들이 오리지널 원고를 구입했을 때에 비해 그 가격은 몇 십 혹은 몇 백 배가 뛰어있기도 하다. 프랑스 사람들이 오래된 만화 원고 구입에 열정을 갖고 있는 그 기저에는 ‘오리지널 원고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인식과 예전 만화가 유행하던 옛 시절에 대한 노스탤지어가 작동하고 있다. 
파리를 비롯한 대도시에는 오리지널 원고나 오래된 만화책을 취급하고 판매하는 갤러리와 경매시장이 있다. 초창기 오리지널 원고 시장은 일반 서점에서 간단히 이벤트를 만들어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형태였으나 점차 전문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전문 갤러리의 숫자는 최근 들어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였다. 다른 유럽국가들에도 수집가를 위한 만화 전문 갤러리가 있지만, 프랑스의 갤러리 숫자가 더 많으며 취급하고 있는 작품, 작가 등에서 경쟁력을 키워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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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만화책, 만화잡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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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 만화 전문 경매 시장의 모습


2020년 들어, 두 차례의 이동제한령(3월부터 5월의 첫 번째 이동제한령과 11월의 두 번째 이동제한령)이 프랑스 전 지역에 내려지면서 모든 ‘생존’에 불필요한 장소들은 그 문을 닫아야 했다. 갤러리, 전시장, 박물관, 서점 등 만화를 다루는 다양한 곳들이 모두 멈췄다. 그 중 서점 (및 소규모 가게 등)은 11월 말 드디어 영업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전시장, 갤러리, 공연장, 극장, 영화관 등은 여전히 휴업명령이 내려져 있는 상태이며, 결국 문을 닫은 상태로 2020년 한 해를 마무리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팬더믹 상황 이전에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만화 전문 갤러리, 경매 시장에도 악영향이 끼쳐졌다. 이들은 정보탐색을 위해서 사용하던 갤러리 홈페이지 등을 새롭게 단장하고, 간단한 제품 등을 판매했던 사이트를 온라인 경매 전문 플랫폼을 발전시켰다.
그 중 최근 들어 눈에 띄는 투자와 성장을 이뤄낸 온라인 플랫폼은 기존에 빈티지 제품을 판매해왔던 회사, 카타위키(Catawiki)이다. 이 플랫폼은 현재의 예측 불가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1500만 유로를 투자하면서, 앞으로 이러한 온라인 경매 사이트가 더욱 발전할 것이라 믿고 있다. 이 플랫폼은 만화 수집가들뿐 아니라, 다양한 빈티지 물품이나 상품들을 구매하려는 구매자들에게 보다 쉬운 상품 열람과 구매를 제공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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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위키의 만화 관련 페이지 : 오래된 피규어, 오래된 만화책, 오리지널 원고 등이 취급되고 있다.
46년에 출간된 땡땡의 모험 ‘푸른 연꽃’의 가격은 755유로(한화 백 만원 가량)로 개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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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타위키의 창립자, 르네 쇼엔마커(René Schoenmarkers)와 마르코 얀센(Marco Jansen)


특히 2020년과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 그 발전이 두드러졌다. 만화 관련 부문에서만 천만 유로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올해의 성과는 예년과 달리 보다 특별했으며, 앞으로의 투자와 발전을 위한 확실한 부스터가 되었다. 이러한 플랫폼이 기존의 아날로그 형태의 갤러리나 실제 경매 시장에 비해 익숙하지는 않으나,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그 대체제로서의 역할을 이러한 플랫폼에 기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만화 수집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점점 자리매김하고 있다.